낚시
수초 하종오 님이 그리워도 님께 갈 수 없는 날은 물가에 나가 대낚을 던져놓고, 수면에 어려있는 하늘을 내려다봅니다. 산 타고 내려오는 물은 산그림자 끌고 와서 고이니, 보이지 않는 깊이에서 붕어는 수초에다 산란을 하고 수초는 따뜻하여 파르르 잎 떱니다. 물살에 밀려서 하늘은 떠올라가고, 저는 물 밑바닥에 닿아있는 바늘에 미끼가 남아있는지 의심하면서도 대낚을 그냥 둡니다. 님을 그리워하는 제 속에도 수심 깊은 저수지가 파여 있어서 물가에 나앉아 있으면, 님께 가진 못하더라도 잔잔합니다. 수초 사이에 던져넣은 찌가 요동쳐 주면야 그 순간 저는 따뜻해져 가슴 두근대련만 산란을 끝낸 붕어는 물길 따라서 떠나고, 물가에는 님께 가고 싶으나 갈 수 없어 님을 그리워하는 저만 남습니다. 먼 데서 물위를 걸어온 수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