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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함박눈을 맞다(2014.01.20) ----- 18-200mm

봄날장미 2014. 1. 21. 11:53

 

 

 

        이 폭설은

                                  이영균


 그토록 그리움이 컸을까 저토록 심한 집착은
 사랑의 흔적 희게 그리며
 온통 하얗게 덮는 중일지도 모른다

 아니, 그리고 또 그린
 수없이 되 그린 애잔한 사랑의 기록
 희게 숨기는 중일지도 모른다

 지우면 지울수록 더욱 희게 번져만 가는
 그리움의 하얀 진실
 오늘만큼은 저렇게 모두 다
 털어놓고 싶은 것일지도 모른다

 분별없이 온통 피어내던 사랑
 하얗게 비워내기란
 왜 저토록 그 속 한없는 것인지

 이 그리움의 하소연 끝나고 나면
 누군가 또 생각 없이
 사랑의 자국 남기고 갈
 그리움의 카펫

 

   

      눈발
                           정민기

  내가 죽었다
  내 뼛가루가 바람에
  날리고 있다

  누가
  내 뼛가루를
  뿌려주는지

  구름 속에
  숨어 있어서
  안 보인다

 

 

 

눈길에 갇힌 그리움 / 장성우

 

눈 쌓인 고갯길
겨울 산 외로운데

강에는
물 흐르는 얼음
월동 목 긴 두루미 아프게 울고

산이 고독해
시름 깊어져서 서러운데

갈대숲
바람 소리
가슴에 비명 지르고
돌아갈 수 없는 세상을 만들어 놓고

눈길 발자국
그리움 찍어서
점점이 아픈 흔적
겨울 산 깊은 숲에서 나그네는 길을 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