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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오솔길

봄날장미 2013. 11. 11. 09:52

       지리산 오솔길       - 이태수 -

 

지리산 고즈넉한 자락에 들면

마음이 아득해진다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 희미해지는 낮달

 

알아들을 수는 없지만

멧새들의 낮고 따스한 지저귐

 

자꾸만 물러서는 길 더듬어 떠돌던

내 발자국들이 빚어놓은

 

저 희미한 포물선. 그 너머로

하염없이 가는 몇 점 조각구름

 

무심한 바람 소리

흔들리는 나뭇잎, 나뭇잎들

 

작아지고 작아지다 가까스로 만난

산속의 작은 길 하나

 

마음 비우고 길 다 버리고서야

가르마처럼 열리는 숲 속 길

 

햇살 뛰어내리며 되비추는

우리의 저 오솔길 한 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