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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에 젖다

봄날장미 2013. 10. 27. 21:37
 

 

 

 

 

 

 

 

 

 

 

 

 

 

 

 

        안개 속에서

안개 속을 헤매면 이상하여라!
숲이며 돌은 저마다 외로움에 잠기고
나무도 서로가 보이지 않는다.
모두가 다 혼자다.

나의 인생이 아직 밝던 시절엔
세상은 친구들로 가득했건만
이제는 안개가 내리어
보이는 사람 하나도 없다.

어쩔 수 없이 조용히 모든 것에서
사람을 떼어놓는 그 어둠을
조금도 모르고 사는 사람은
참으로 현명하다 할 수는 없다.

안개 속을 헤매면 이상하여라!
인생이란 고독한 것
사람들은 서로 모르고 산다.
(헤르만 헤세·독일 시인, 1877-1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