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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7(일) 흐림 -------------- C70z

봄날장미 2013. 2. 17. 19:54

 

날씨     ;      흐림

 

 

 

 

  젊은 사랑           / 문정희


  - 아들에게 -
 
  아들아
  너와 나 사이에는
  신이 한 분 살고 계시나 보다.
 
  왜 나는 너를 부를 때마다
  이토록 간절해지는 것이며
  네 뒷모습에 대고
  나는 언제나 기도를 하는 것일까.
 
  네가 어렸을 땐
  우리 사이에 다만
  아주 조그맣고 어리신 신이 계셔서
 
  사탕 한 알에도
  우주가 녹아들곤 했는데
 
  이제 쳐다보기만 해도
  훌쩍 큰 키의 젊은 사랑아
 
  너와 나 사이에는
  무슨 신이 한 분 살고 계셔서
  이렇게 긴 강물이 끝도 없이 흐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