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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작 외로운 사람은 말이 없고 / 권경인
더이상 펼쳐지지 않는 우산을 버리지 못하는 건 추억 때문이다 큰 걸음으로 온 사람 큰 자취 남기고 급한 걸음으로 왔던 사람 급히 떠나가는 법 높은 새의 둥지에도 길을 여는 슬픔도 지치면 무슨 넋이 되는가 나무여, 그 우울한 도취여 삶에서 온전한 건 죽음뿐이니 우리는 항상 뒤늦게야 깨닫는다 잃을 것 다 잃고 난 마음의 이 고요한 평화 세상을 다 채우고도 자취를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외로움은 오히려 극한을 견디어 낼 힘이 되는가 정작 외로운 사람은 말이 없고 죽은 세포는 가지로 돌아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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