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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체의 향연

봄날장미 2011. 7. 28. 21:09

 

                                                                                   꽃, 그 환한 절정의 끝에 서면 / 구연옥


빛 고운 날
요염한 자태 위로
엷은 웃음 입가에 맺기까지
얼마나 많은 근육이
기억의 사슬을 더듬고
서로의 손을 잡아야만 하는지 아는 가

지나는 이
향기롭다 쉽게 말하지만
흐드러지게 품어대는 향기 품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
타는 갈증 수없이 삼키며
목을 빼고 있어야만 하는지 아는 가

겨우내 앓아온 무채색의 통증
틀어낼수록 시린 비애
끌어안고 견디어 온건
기다림의 끝에서
꽃으로 승화될 순간이 있기 때문이지

한동안 금이 간 상처들에
향기 흘러내려 새살이 돋고
여린 살결에 묻어나는 아린 마음
깊은 침묵 속으로 삼키며
푸름의 역사를 써야만
아픔의 시간들이 치유되고
사소한 기억 망각의 골짜기 돌아
미래를 여는 희망으로
다시 웃을 수 있는 것


그 환한 절정의 끝에 서면
헤진 사랑을 깁어야 한단다
또 다른 꿈들을 위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