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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산에서 흰 현호색을 만나다 / 조용미
봄산에서 흰 현호색을 만났다현호색이 상복을 입었다
푸른 꽃에서 푸른빛이 나고붉은 꽃에서 붉은빛이 난다푸른빛과 붉은빛이 각각 대기에 어룽거린다
봄산의 흰 현호색저 흰 꽃은 빛깔을 모두 비워낸 건가사람이 몸을 입고 태어난 것처럼흰빛을 몸에 두르고 나온 건가
산길에서 이슥토록 비껴 나 있는 조릿대 숲흰 현호색이 바람에 새기는 문자들을엿듣는다
몸 하나에 머리가 둘인 새, 공명조누가나를 알겠는가
매화 잎이 연못에 떠다닌다해가 산 너머로 붉게 떨어진다
봄산에 숨어 있는 흰 현호색,공명조는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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