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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7-25 새벽이 온다

봄날장미 2021. 7. 25. 09:53

새벽



새벽 안개 속을 거닐어본 사람은 압니다.
비록 남루한 이 삶 속에서도
그런 상쾌함도 함께 느낄 수 있다는 것을

걸음 걸음마다
오늘이 다시 열리고 내가 다시 태어나는
살아가는 일은
늘 그렇게 새롭게 새벽을 맞는 일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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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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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명욱·시인, 1958-)

 

새벽이 온다



저렇게 새벽이 밀려들어오면 밤을 의지하던 사람들은
어디로 가라는 것인가, 어둠 속에서, 어둠의 마음속에서
몽롱한 노래들이 몸을 비벼주었건만
저렇게 소리 없이 새벽이 밀려와 거뭇한 자세로
사람들을 세워두면 이들은 또 어디로 숨어들란 말인가.
어둠에 몸을 풀고 어디론가 흩어지는 사람들
새벽은 아가리를 벌려 하늘의 수많은 별을 잡아먹고
핏빛 광선을 세상에 흩뿌리는데, 어둠이 사라지자
사람들은 제 속에 어둠을 만들어놓고 한사코 그 속에
스며들고 있는데, 아아, 아가리가 있는 것은 무섭다

 

(박주택·시인, 19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