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멈춰선 발길
신현림
바람 속에 풍선같이
떠오르는 내 몸을 느끼고
세상에 따스한 물을 주시는
당신 숨결로부터
내가 매일 투명한 눈빛으로
다시 살 수 있게
숲과 나무 바라볼 틈을 가지게
숲속 작은 꽃, 나무잎에서도
생의 값진 무언가를 배우게
내가 모르는 것을
하나라도 더 깨우치며
바람결, 숨결, 물결.
당신이 주신 것마다 느낀 결을
잠시 음미할 수 있으리
바다로 가는 마음으로
연분홍 장미와
새를 바라보는 고요함으로
다시 찾은 열쇠를 쥔 기쁨으로
당신이 부드럽게 연주하는
노을의 음악을 듣는
말랑말랑한 귀로
잠시 멈춰 선 발길로
쉬어가리 다시
사는 힘을 가져 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