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오솔길
어머니가 그리신 그림 속
오솔길로 따라 들어가고 싶다
초가을인 듯 길 입구는 낙엽이 내려 있지만
길 끝은 휘어져서 보이지 않는다
잡목 사이로 조금 잡힐 듯 하다가 사라지는 길
어머니는 어디쯤 가고 계신지
매번 입구에서 서성이다가
들어서지 못하는 어머니의 오솔길
오늘도 산새 소리만 듣고 서 있다
저 오솔길 끝은 어디에 닿아 있는지
산새 소리 따라가면 어머니 만날 수 있으려나
소리쳐 어머니 부르면
그림 속에선들
어머니 발걸음 아니 멈추시지 못하련만
모처럼 어머니 마음 한가로이 가시는 오솔길
산새야 너도 너무 크게 우지 말라.
(유봉희·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