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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가다 본 라일락꽃
바로 피어선지 보라빛보다는 분홍에 가깝다
따뜻한 햇살을 받으면 신비한 보라색으로 바뀔 것인가...
라일락의 봄 / 이운진
어제는 라일락이 피느라 어지러웠고오늘은 향기에 엉켜 어지러웁다마당가를 돌아서 하늘가를 돌아온 작은 새도균형을 잃고 맨발로 비틀거리다또 다시 부리를 처박는다향기를 찍어 보겠다는 속셈이지만라일락보다 먼저 날개를 퍼덕인다기다렸다는 듯이 라일락 한 무더기 날개에 달라붙는다멍든 부리를 하고 새는 허공을 가른다라일락 향기가 하늘을 건너간다너무 납작하게 끝나는 봄날을어딘 가라도 간절히 적어두고 싶은 것이다그곳이 떨어져 누울 길이 아니라면새의 날개와 날개 사이에 든허공 한 구석이라도 좋다는 것인지숨겨놓은 꽃망울까지 모두 밀어 넣느라하루 종일 라일락나무 밑은 텅 비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