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에는
우산 하나에 몸을 의지하고
거리로 나서보라
불어오는 바람에 우산이 젖혀서
잠시 피할 틈도 주질 않으면
온몸을 빗물에 내어주라
삶의 울타리는
우산속 좁은 그 만큼의 한계이니
언제라도 침범 당할 수 있다
피한다고 되는 것도
젖는다고 피해를 입는 것도 아닌데
겨우 몸?이 하나 가릴만큼
딱 그 만큼의
작은 동그라미 안에서
회전하는 빗방울 같은 것
오늘처럼
사는것이 하찮게 생각되는날에는
비오는 거리를 걸어볼 일이다
툭툭 빗물을 튕기며 걷다가
걸어가다가
네가 걸어온 수많은 길들을 떠올려보라
이젠 되돌릴 수 없을만큼
아득한
머언 거리일지라도..
삶이란
처벅처벅
빗속을 걷는 것
돌아갈 수 없는 과거와 멀어지는 것
<오늘처럼 비가 내리는 날에는 /이경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