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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덮힌 북한산

봄날장미 2015. 11. 28. 23:31

이글이 1000번째 글이군요...

블로그를 작성한지는 꽤 오래 되었는데 한번은 가명을 사용하다 비밀번호를 잊어버려 어찌하다보니 폐쇄되어 버렸는데 오늘따라 그 글들이 보고 싶어지는군요

 

 

+ 북한산 연가  
 
노을도 젖어 흐르는 저녁 어스름
백운대는 황진이 허벅지 같은
하얀 속살을 새삼스레 가리고
노적봉이 질세라 옷고름 풀어
농염한 젖가슴을 출렁인다
반쪽얼굴만 내민 인수봉은
눈꼬리를 떨며 진한 추파를 흘린다
고양 지척동에서 바라보는 북한산 봉우리들은
서로 쳐다볼 수밖에 없는 안타까움을
비에 젖어 돋아난 젖꼭지처럼 세워
그리움을 고백하는 모양 세다
멀어져 가는 하루의 거리만큼
저 봉우리들도 어둠으로 걸어가면
조각난 사랑을 찾아 날밤 세울 영혼에게는
백운봉 인수봉 만경봉 잇는 비련의
삼각관계도 그리 슬퍼 보이지는  않는다.
(안수동·시인, 강원도 동해 출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