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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릇

봄날장미 2015. 8. 11. 00:27

 

 

 

 

 

 

 

 

 

 

 

 

 

 

 

 

 

 

 

 

 

 

 

 

 

 

 

먼 길 / 이재무

 

이 세상 가장 먼 길

내가 내게로 돌아가는 길

나는 나로부터 너무 멀리 걸어왔다

내가 나로부터 멀어지는 동안

몸 속 유숙했던 그 많은,

허황된 것들로

때로 황홀했고 때로 괴로웠다

 

어느 날 문득 내가 내게로 돌아가는 날

길의 초입에 서서 나는 또,

태어나 처음 둥지를 떠나는 새처럼

분홍빛 설레임과 푸른 두려움으로

벌겋게 상기된 얼굴을 하고 괜시리

주먹 폈다 쥐었다 하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