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

2010.02.17 (수요일)

봄날장미 2010. 2. 17. 18:32

 

 

 

기다림의 하얀 길
                                詩:(宵火)고은영


봄의 서곡을 가만 듣습니다
그저 하루종일 듣습니다
베란다 화분에 파키라는
푸른 잎맥이 갈색으로 투명하게 마르고
햇살이 마른 부위를 그대로 투과하여
지난겨울 추위에 엉긴 상처를
고스란히 달고 서있습니다

아, 당신은 보이지 않습니다
가슴으로 느낄 뿐
형체 없는 대상으로 당신은
슬그머니 나의 그리움이 되었습니다
눈이 내리는 이틀 동안 당신은 기척이 없었습니다
어느 곳에도 당신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나는 당신 걱정만 했습니다
행여 몸져누운 자리에 수맥이 끊긴 허공을 바라보며
다시 일어설 수 없는 마법에 걸린 건 아닌지
이 따스한 창가에 앉아  기다리는 서글픔은
한 가닥 불안으로 휘청거리는 오후를 낳습니다

오로지 세월의 무덤을 노래하는
저 짠한 음악의 선율에
감성은 오히려 못 견디게 쓸쓸하지만
당신이 촉촉한 강물로 조용히 봄으로 유동될 동안
나의 기다림은 언제나  꼼짝 않고
이 자리를 지키고 서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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