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행기

기차를 타고 태백산을 가다

봄날장미 2013. 2. 6. 23:17

 

                                                                                                                                                       

일시    ;    2013.02.05

날씨    ;    흐리고 오후부터는 눈발이 날림

 

눈이 많이 오다 보니 자꾸 태백산이 그리워진다

스마트폰 어플에서 기차예매를 알아보니 축제기간이라 그런지 귀향 차편을 구하기 정말 어렵다

그러다 우연히 어제 들어가보니 출발도 귀경도 차편이 남아 있다

잽사게 예매를 신청하고 떠날 준비를 한다

인터넷에서 여러 정보를 찾아보고 필요한 것을 스마트폰에 찍어 놓으니 만사 오케이다

저녁을 먹고 청량리로 향한다 정말이지 간만에 기차를 타게 되니 설레는 맘이 그지없다 ^^

의자를 최대로 젖히고 느긋하게 잠을 신청해 본다 하지만 피곤은 하지만 생각만큼 쉽게 잠은 오질 않는다

자다 깨다 하기를 반복하며 드디어 태백에 도착하니 새벽 3시.

대합실 구석에 온풍기를 틀어 놓고 새벽을 기다리자니 지루하고 너무도 궁색해져 보인다

자리를 박차고 나와서 택시기사에게 가장 가까운 찜질방을 물어보니 친절하게 알려준다

덕분에 잘 쉬고 아침까지 든든하게 먹은 후 7시 버스를 타고 태백으로 달려갔다

도착해 보니 벌써 한무리의 아줌마 산객들이 입장을 서두르고 있다

얼른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고 매표소를 뒤로 한다

유일사는 약간 가파르게 되어 있는데 별써 몇몇 아줌씨는 더는 못가겠다고 내려가겠다고 아우성이다 ㅎㅎㅎ

예전에 갔던 산길로 접어들려 하니 러셀이 안되어 있어 도로로 난 길을 따라 유일사 쉼터까지 오르니 예전 모습이 하나도 변하질 않고 모든 것이 눈에 익기만 하다

천천히 오르며 주구장창 셔터만 눌러댄다 사람도 별로 없어 한적하기 이를데 없다

조금더 오르다 보니 조난 등산객이 있는지 썰매에 실어서 네명이서 바삐 내려 오고 있다

이런 무난한 산에서 조차 저런 불상사가 생길 수 있는지 조금은 이해가 가진 않지만 무사히 회복하길 기원해 본다

하긴 계양산에서조차도 더는 못내려 가겠다고 119를 부르는 사람도 있으니...

오르기 전엔 눈폭탄 맞은 주목을 기대했으나 기대와는 다르게 예상보다 적은 눈에 실망이 크다

천천히 오르면서 주목이란 주목은 다 찾아서 사진에 담으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겠다 ^^

이미 아줌씨들조차 멀리 앞서 가버린 태백산은 온통 나혼자 전세낸 기분이다 ㅋㅋㅋ

장군봉에 올라서 보니 운해가 문수봉에서 흐르는 모습이 정말 장관이다

하늘에서는 전투기가 훈련을 하는지 요란하게 굉음을 내면서 쉴새없이 폭음을 유발시키고 새들은 어지러이 저공을 이리저리 날라다닌다

문수봉쪽을 보니 길은 나있어 어렵지는 않아보이는데 그쪽으로는 간 사람이 없는 것 같다

스패츠까지 착용했으니 그냥 맘 편하게 마구 마구 발자국을 찍으며 내려간다

여기도 멋진 주목들이 있어서 이리저리 사진을 찍으며 숲길에 들어서니 나무들 마다 흰옷을 입고 하늘을 향해 모든 손을 뻗쳐 환희에 차 있다

내맘도 한결 업되어 보고 또 보고 자꾸만 봐도 즐겁기 그지 없다 마치 신선이 된 기분이다

문수봉에 도착하여 날씨가 좋아지면 태백산 파노라마를 찍으려 했는데 점점 더 운무는 짙어만가고 한참을 기다렸으나 더더욱 날씨는 흐려져 금방이라도 눈이 내릴 기세다

할 수 없이 배낭을 풀고 요기를 한다 바람도 잔잔해져서 쉬기에는 안성맞춤이다

식사를 끝내고 좀더 기다렸으나 간간히 눈이 흩날리기 시작해 하산할 준비를 한다

소문수봉을 지나 계속 내리막길을 가는데 이상하게 생긴 나무들도 많아 결코 지루하지가 않다

당골로 내려서니 이미 시간이 훨씬 많이 지나가 버렸다

매표소에서 스마트폰에 저장해 논 자료를 보니 몇분있으면 버스가 도착할 시간이다

당골에서는 버스가 그런대로 자주 다니기 때문에 불편하지는 않은 것 같다

다시 버스터미널까지 온 후 사우나에서 피로를 푼 후 열차를 확인하다 혹시나 해서 특실을 알아보니 누군가가 해약했는지 자리가 남아있었다

얼른 표를 바꾸고 기차를 기다리니 새벽에 만났던 산객들이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19분 정도 연착한 기차를 타고 느긋하게 누어 차장을 보니 차창밖엔 설국이 어찌나 아름답게 펼쳐지던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간만에 해본 기차여행에서 가슴벅차오르는 행복을 만끽할 수 있어서 그 여운이 오래토록 가슴을맴돌것 같다

다음 한라산은 또 어떤 감동을 나에게 줄것인지...

올해는 잘하면 안나푸르나 라운딩도 할 수 있을 것 같아 매일 매일이 설레임으로 기다리게 될 것 같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