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산행기

바람부는 날 계양산에서 본...

봄날장미 2010. 3. 25. 20:06

 

바람이 몹씨부는 봄날 봄꽃을 찾아 나선 봄날장미

아무래도 양지바른 계곡쪽에 봄소식이 빠를 것 같아

작심하고 오른 산길은 이리둘러보고 저리둘러봐도

꽃은 보이지 않고 거미줄처럼 생긴 산길만 무수히 보인다

예전엔 등로외엔 전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잡목과 수풀로

우거졌었는데 이젠 거미줄 같이 생겨버린 산길이 그냥

맨눈에도 훤히 들여다 보인다

이젠 다람쥐도 꿩도 보기 힘들어지겠구나 했는데

다행히도 정말 오래간만에 꿩을 바로 지척에서

볼 수 있었다

화려한 깃털과는 다르게 뒤뚱거리면서도 잘도 뛰어

달아나는 우스꽝스런 뒷모습을 보면서 웃기기도 하고

다행스럽기도 하고 또 염려되기도하는 감정의 변화가

그 짧은 시간에도 어찌나 변화무쌍하게 실감되던지...

이제 조금있으면 짝을 찾는 시기가 오는데 제대로

보금자리는 마련할 수 있을런지 정말 걱정된다...

중간쯤 오르니 바위옆 양지바른곳에서 오시느라 수고했다는듯

다소곳이 인사하는 제비꽃의 모습에 어찌나 어여쁘고 반갑던지...

예쁜 모습을 흡족하게 담고서 정상에 오르니 세찬 바람 덕에

시야가 깨끗하다 ^^ 

 

* 갈 곳 없는 하루 / 노향림

 

   갈곳 없는 하루가 아득할 때가 있다.

   누가 거친 산의 등줄기를 오른다.

   집들 사이로 골목길 하나 겨우 비집고 올라갔다가

   산 밑에 걸쳐 있고

   언제 집이 있었던가

   낮은 마음 한 채도 내 것이 아닌 날

   겨울 속 비애는 겨우내 말라서

   어디쯤 가고 있는지

   그 뒤꼭지가 보일락말락한다.

   내 마음에 물든 깊은 멍울 지우려고

   물은 흐르고 어디든 휘돌아와서

   궂은 물 속에 제 살 씻기우는 아픔들

   하늘에 고개를 내밀다가

   폐품으로 굴러 내리다가

   시멘트 축대에 빨래처럼 표백되어

   축 늘어져 걸린 햇볕들

   가위눌린 한나절은 이미 기울고

 

 

 

나바농원쪽으로 내려서니 물웅덩이가 있길래 무심히 셔터를 눌러본다 ^^

 

 

 

 

 

 

 

 

사진을 찍고 있는데 자꾸 짖는다

조그맣던 것이 저리커서 소리가 꽤 위협적이다 쩝...

 

갑자기 주인이 꽃이 피었다며 보라고 한다

수선화 히어리 진달래 산수유가 어찌나 귀티나게 피어있는지

꽃마다 흠하나 없이 건강하게 활짝핀 것이 얼마나 정성스레

돌보았는지 한눈에 알겠다

그런데 실력이 미천하여 그 모습을 제대로 담아내질 못했으니

정말이지 안타깝기 그지없다................

 

 

 

 

 

이번엔 현호색 군락지로 가려고 솔밭을 지나는데 소나무가 신록으로 눈부시게 빛나고 있다

 

 

  

현호색군락지가 있는 개울에는 도룡뇽알이 무더기로 보인다

  

 

바람은 한겨울마냥 차갑지만 햇볕은 따사롭게 감싸주는 오늘 계양산의 봄소식을 만나 행복한 봄날장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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