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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리
봄날장미
2014. 6. 14. 19:23
으아리 꽃 / 需炫 허정자
소박하고 아름다운
순백의 맑은 꽃잎
여인의 자태를 가득 담았구나.
가는 줄기 버티기도 힘들 텐데
그리움이 있었나
초록 실 뱅글뱅글 뭉쳐
기다림의 세월만큼
큰 집을 짓고 있네
큰 누나처럼
엄전(嚴全)한 저 꽃잎도
한순간 자지러지게 사랑한
감춰둔 비밀
나처럼 훌훌
털어 날리지 못하고
넓은 꽃잎 뒤에 숨겨두고
뜨거운 한나절
가물가물
혼절 한 듯 지키고 있네.
사랑한 게 죄 이더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