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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무진의 선대암
봄날장미
2014. 5. 17. 10:29
항구의 오후 / 셀레 김정선
한줄기 바람 속에도, 낮달만한 구름 속에도
진한 비린내가 가득 배어있는 곳
오손 도손 작은 마을 그물 같은 거미줄에
소박한 땀방울이 걸려 있는 곳, 항구다
비린내와 땀 냄새가 섞여
고향에 온 듯한 최면을 걸어두는 곳
새벽의 기지개에 어부들의 분주로움은
땅거미 스멀스멀 고개 내미는 오후
땀방울은 어느새 거미줄에 다 잡혀먹혔다
뱃고동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이 시간
노을의 침몰에 항구는 주홍빛이 된다
발등에 대못이라도 박힌 듯 정지된 내가
그 풍경에 헉! 숨이 차오를때
한 척의 배가 갯냄새 들이밀면
노을에 젖은 사람들이 바람처럼 모이는 곳
뒤쪽 어딘가에선 비린내를 안주삼은
막걸리 들이키는 소리에 갈매기 합석하는 곳
항구의 오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