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장미 2014. 3. 24. 22:47

 

 

 

                     사랑을 사랑하여요        / 김선근


 사랑은 어디에 있나요
 솔개 한 마리 빙빙 허공을 맴도네요
 푸른 애모의 노래가 끝이 나서
 시들해졌나요
 그대와 나
 과연 사랑은 있기나 했었나요
 애증에 쓸려 사라진 건 아닌가요 
 하냥 받기만 하는
 고마운 사랑은 그만 해요
 미안한 사랑도 끝내기로 해요
 그때 그 동산
 피조물이란 피조물들 엄숙히 머리 숙이고
 툭 등껍질 터트리며
 눈과 눈은 빛나고
 살포시 가슴과 가슴 포개져
 한 송이 꽃으로 피어났던  
 노루귀 얼레지 지천인 화원
 어느 눈 맑은 소녀 사랑만 하다가
 못내 산딸나무 아래 오롯이 들꽃 되어버렸다는
 주고도 서러운
 사랑만을 사랑하여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