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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의 추억

봄날장미 2013. 7. 22. 11:11

 

 

 

      <오후 세 시의 추억>
                                                  -남진우
 
 갈매기 한 마리


 원을 그리며 내 머리 위에서 종일 돌고 있다


 
 삭아가는 폐선 옆에 서서


 멀리 난바다에 부서지는 햇살 바라보며 찍은


 흑백사진


 
 거기


 홀로 선 내 머리 위를 맴돌고 있는 갈매기 한 마리


 내 젊음은 저렇듯 끝없이 돌고 돌다가


 점이 되어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더 이상 돌지 않고


 무슨 얼룩처럼 사진에 붙박인 갈매기 한 마리


 눈길을 주는 순간 물결을 일으키며


 사진을 들여다보고 있는 내 눈동자 속으로 뛰어 들어와


 다시 돌기 시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