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장미 2013. 2. 3. 13:48

 

 네팔에 가고 싶다..............

 

 

  바람앞의 풀잎 / 성수자

 

  멀리 떠나 온 바람의 고향과
  나는 오늘 동향이다
  함께 머리카락 휘날리며 구슬땀을 훔치며
  휘파람을 부른다
  여행은 삶의 말미에 놓인 의자이던가
 
  등 기대고 눈 감고 휴식을 취한다
  너무 지치고 소외된 언어들이 내 앞에 뛰어 다닌다
  잠깐 비추는 눈물에는 의미가 있다
  화석이 되어 저기 저 거대하게 외로운 산
  하늘을 찌르는 설산 봉우리
 
  흰구름 몇점 허리를 감고
  지상의 소음 잠재우는 오로지 하얀 침묵
  그 앞을 지나쳐 온 바람이 차겁게 볼을 스친다
  원점도 빙점도 소숫점 작은 입자
  하얗게 산화한 그리움이 발밑에서 쓰러진다
 
  존재는 풀잎이다
  풀잎의 작은 유희다
  참으로 작은 바람앞의 풀잎이다
  안나푸르나
  얼마나 소진되어 풀잎의 말을 알아들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