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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봉산 능선에서

봄날장미 2013. 1. 13. 22:05

 

 

 

 

   겨울은 바람을 빚어 눈꽃을 피운다

 


매미가 울음을 흘려도
천개의 귀로 들어주던 나무
그 많은 소리를 다 내려놓는다

 
겨울 한철 마음을 비우는 나무의 수행
욕심 없는 네 곁이 편안하다
 

겨울은 바람을 빚어 눈꽃을 피운다
어느덧 나는 꽃 없는 계절을 향해 걷고 있다
그 빈 몸을 어찌 견디랴

 
바람에 지친 나무가 운다
가지마다 뜨거운 울음이 고였다
 

세상에서 가장 외로운 것들
바람이 앉았던 그 자리에 봄이 돋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