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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며...

봄날장미 2010. 12. 17. 14:35

 

 

 

  한 해를 보내며 / 이시은
 

  봄꽃에 아리던 눈
  녹색물결로 씻어내고
  단풍물결
  한바탕 소리치다 떠난 자리
 
  턱에 숨 걸리던 여름에는
  다시 올 것 같지 않던 겨울이 찾아오고
  먼 길 떠난 정인 같은 눈발 찾아오면
  아쉬움만 눈꽃으로 피어난다
 
  한 장 남은 달력은
  가쁜 숨 몰아쉬며 달려가고
  쳇바퀴 도는 일상의 틈바구니 속에서
  송년을 노래하는 사람들
 
  십이월 끝자락으로 걷는 길은
  삼베옷 입고 얼음 위를 걷는 느낌
  잘가라
  보내는 인사말은 짧을수록 좋은 것
  십이월에는
  생각들이 풍선이 되어 하늘로 날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