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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녁이 지나고...

봄날장미 2025. 2. 15. 18:59

며칠만 지나면 꽃소식이 들려오겠죠?

노루귀 꽃
                                               - 예솔 전희종


춘 추위에
김치 독 얼어터진다 더니
입춘이 지나고
우수가 내일 모레인데도 엄청 춥다 

겨울용 파카를 둘러쓴 채
현관문을 밀치고
내 작은 정원에 내려서니
여린 햇볕이
손가락으로 담장 밑을 가리킨다.

오 노루귀 꽃
연전에 고향마을 뒷동산에서
시집 온 나의 신부

아직은 이렇게 추워서 떠는데
그 가녀린 몸매로
무슨 힘이 있어 언 땅을 뚫고
저리도 예쁘게 나왔을까

바람도 조심조심
햇볕도 조심조심
노루의 귀를 닮은 그대의 여린 입술
정녕 봄의 전령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