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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여름의 숲길

봄날장미 2020. 6. 7. 15:34

 

 

숲의 본질

                                                          오 보 영

은 숲이어서 아름다운 것이다

큰나무 작은 나무
굽은 나무 곧은 나무
소나무 참나무 아카시아 후박나무..
뚜렷이 볼품없는 여린 들풀까지도
여럿이 함께 어우러져서

꾀꼬리 참새 까치
매미 나비 풀벌레..
누구나 다 맘 편히 쉬어갈 수 있는 곳
그 곳이 바로 숲인 것이다

찬 기온엔 서로를 품어가면서
비바람엔 서로를 감싸주면서
그렇게 오손도손 살아가는 곳
그곳이 살아있는 숲인 것이지

겉보기에 번듯하고
깨끗하고 훤하기만 해
그저 허울만 번지르르 보이는 것은
숲이 아닌 도심빌딩 얘기다

그러니 숲을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하려면

숲을 숲으로 여길 줄 아는
안목을
갖추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