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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로 가는 먼길

봄날장미 2010. 8. 31. 08:48

 

 

   바다로 가는 먼 길
                              강상윤

주상 절리를 보러 간다
뜬밭 흙길에 먼지가 풀풀 날린다
다리 아프신 어머니 모시고
쉬엄쉬엄 걷다 보니 흙먼지 속에
봄 햇살이 따갑다
바닷가로 이어진 언덕,
소나무 아래에는 관광객들이
예전의 무장대처럼 모여 쉬고 있다

저 언덕길을 넘어서면 아름다운
중문리 해안이 나올까
돌기둥들이 켜켜로 세워지고
태평양 바닷물이 하얗게 부서지고 있을까

저 언덕길을 넘어서면
어머니 한숨도 트여질까
언덕길 넘어서면
관광객들의 마음도 시원하게 뚫릴까
예전의 무장대들은 어땠을까

나는 어머니와 함께 자꾸 뒤쳐지면서
해안으로 가는 길이 자꾸만
멀어지기를 바란다
어차피 이 세상에서 트여지고
뚫어질 것 같지 않기에 그냥 어머님이
하시자는 대로 한다
바다로 가는 먼 길
인생길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