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0-11 계양산의 일몰
차에서 내려 들머리에 접어드니 비가 흩뿌리기 시작한다
우산을 가지러가?..................
귀찮기도 하고 이참에 차가운 그 매혹적인 느낌을 받아보기 위해 길을 재촉한다
차가움이란 감각은 싫은 듯하면서도 자꾸 느껴보고 싶어지는 매우 중독성이 강한 이중적인 감각임에 틀림없다
정상에 가까와졌을 때 한쪽은 먹구름이 다른 한쪽은 맑게 개인 기인한 현상이 동공에 즐겁게 스며든다
위를 보니 통신탑위엔 무지개가......... 아........... 착한 눈에만 보인다는 그 무지개........ ㅋㅋㅋ
해를 놓치지 않기 위해 더욱 빠른 걸음으로 오르기 시작한다
살짝 살짝 보이는 풍경이 거센 바람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모습을 연출하니 더욱 조바심이 난다
이윽고 살짝 흩뿌리는 비를 맞으며 연속 셔터를 눌러대기 시작한다
구름의 운무를 한순간이라도 더 남기기 위해..............
삼각대를 쓰고 싶다고 강하게 느낀 하루..............................
흐린 날이 난 좋다
흐린 날이 난 좋다
옛 사랑이 생각나서 좋고
외로움이 위로 받아서 좋고
목마른 세상
폭우의 반전을 기다리는 바람이 난 좋다
분위기에 취해서 좋고
눈이 부시지 않아서 좋고
가뜩이나 메마른 세상
눅눅한 여유로움이 난 좋다
치열한 세상살이
여유를 갖게 해서 좋고
가난한 자 마음 한 켠
카타르시스가 좋다
그리움을 그리워하며
외로움을 외로워하며
누군가에 기대어 쉴수 있는
빈 공간을 제공해 줘서
흐린 날이 난 좋다